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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물가 상승과 비유의 상실 - 김밥 한 줄은 얼마인가 지난 강원랜드 탐방기에서 룰렛 한번 누르는 데 2천원이 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걸 쓸 때 한번 누를 때마다 김밥 한 줄을 바닥에 버린다고 쓰고 싶었는데 쓰지 못 했다. 여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김밥 한 줄은 이제 2천원이 아니다. 김밥 한 줄이 천원인 시절은 존재했고, 2천원인 시절도 존재했지만 그 다음은 없다. 요즘 김밥 한 줄은 얼마인가. 룰렛 1딸깍이 얼마이면 김밥 한 줄을 바닥에 버린다고 할 것인가. 김밥은 2500원~5000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 김밥 전문점도 다양화되고, 사이즈도 들쑥날쑥이며, 기본 김밥의 재료도 제멋대로이다. 더이상은 김밥 비유는 쓸 수 없다. 김밥 춘추전국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다음 문제는 ‘2천원은 무엇으로 비유해야 하는가’이다. 이것을 고민..
[일상] 사랑꾼 박대리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는 정해진 루트 몇 개가 있었다.공부를 잘하거나 게임을 잘하거나 무모한 짓을 잘하거나.다른 사람이라면 그림을 잘 그리거나 축구를 잘하거나 노래를 잘하거나 뭐 여러 가지가 더 있었겠으나,내 좁은 세상 안에서는 이게 전부였다.​위 세 개 중 그 무엇도 어중간하게 못하던 친구 KT는 팀게임을 질 때면 비난과 원망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럴 때면 실없이 받아주거나, 소심한 반박을 하며 마무리되었다.​대학을 가고도 좋은 친구들 덕분에 3학년 같은 반 모임은 유지가 되어, 우리의 관계는 끊기지 않았다.이십 대 초반, 같잖은 자존심과 호승심으로 뭉친 우리에게는 못난 문화가 하나 있었다.그것은 모임 자리에서 여자친구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거나 전화를 받는 자에게 거센 비난을 퍼붓는 것이다...
[일상] 내가 참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리들은 많은 것을 참으며 살아간다.​그런 내게 어떤 것도 참지 않으며 살아가는 세대라고 하기도 한다.​내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으며 이걸 인내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참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이 과정 자체를 보람과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기에 견딘다기보단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7시에 일어나서 9시까지 출근하고 9시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10시. 11시 30분에 취침​내가 가진 시간은 출근길 50분, 퇴근길 50분, 이렇게 잠깐 딴짓하는 시간 15분, 퇴근 후 1시간 30분​그 사이사이에 출근길에 책은 봐야하고, 퇴근하면 글은 써야 하고. 아침 운동도 해야 하고, 러닝도 한 번씩 해야 하고. 몸에 좋은 것도 먹어야 하고...​아무튼 뭔가는 풀어야 어딘가를 조일 거..
[일상] 그거 다 팔면 얼마 나와요? 오늘 퇴근길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할머니가 수레에 빈 캔을 잔뜩 싣고 지하철에 탔다. 당신 몸의 세배는 되는 부피의 큰 덩어리와 함께 탔다. 고철의 용도로 보였다. 한 할아버지가 물었다. ‘그거 다팔면 얼마 나와요?’ 일순간 지하철이 조용해졌다. 솔직히 궁금했다. 다들 그랬겠지. '폐지면 2천원도 안 나오는데 고철은 좀 비싸지 않나. 만원쯤 나올라나.' 그때 다른 할아버지가 즉시 가로 막았다. ‘그런 거 물어보는 거 아니에요. 백만원이 나오든 만원이 나오든 그런거 물어보는거 아니에요.’유퀴즈 비슷한 프로그램에 한 태권도 관장님이 나오셔서 인터뷰를 하다가 배우 유연석이 물었다. “관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관장님이 대답했다. “그건 말해줄 수 없어요. 출연료가 얼마예요?” 그렇다. 관원수에 학원..
[일상] 과열 럼블 마냥 일을 열심히 쳐냈더니 과열이 왔다. 과열 상태라 함은 일이 정신없이 몰아친 다음에 주로 발생하며 육체적으로는 목부터 가슴 상체가 뜨거워지며 머리가 아프면서 열이 나고 정신적으로는 그 어떤 것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태이다. 오늘은 크게 3개 작게 1개 정도의 일을 쳐내고 하나가 남았는데 이건 앞으로 해나가야 할 거대한 목표를 그냥 툭 던져준거라서 막막하고 어디서부터 접근해야할 지 조차 알 수 없는 일이다. 일을 진행할 때는 괜찮았는데 끝나고 갑자기 왔다. 퇴근까지는 최소 1.5시간이 남았는데 보통 상태에서 아무 것도 못 하고 일하는 척을 하면 온몸의 에너지가 빨려나가며 퇴근 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헤매곤 한다. 요통과 두통도 와서 진통제도 한 알 먹고 산책도 갔다 왔는데 통증만 없어지고 과열 상..
[가족인터뷰] 1차 인터뷰 후기 1년 전부터 가족 인터뷰를 계획했다. 언젠가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면서 인터뷰 형식이나 내용/질문을 정리했다. - 아빠한테는 이런 질문, 누나한테는 이런 질문.- 누나2부터 시작해야겠다. 연습용으로- 인터뷰의 취지부터 설명하고 시작하는게 좋겠군 계속 안 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내 계획에 관심이 많던 친구 가을이가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물어봤다. '아직 안 했어' 담배/술 끊을 때,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남들한테 많이 알리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다. 가을이한테 이 계획을 얘기한지 몇 달이 지났는데 아직 진행이 하나도 안 됐다는 걸 인지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빨리 해야할 이유도 있다. - 나는 취업을 한지 몇 주 됐고- 누나2는 결혼을 1달 앞두고 있고- 누나1은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고- 아빠는 4..
[출근] 2주차 후기 - 몸과 마음의 건강 상태는 괜찮은가 블로그 업로드를 안 한지 3주가 되었다. 출근한 지는 2주가 되었다. 사실 블로그 업로드를 이렇게 안 했는지 몰랐다. 그래도 5월에 쓴 콘티가 열 개는 되는데 하나도 업로드를 안 한 지는 몰랐다. 지난번에 쓴 것처럼 회사 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다. 고작 2주지만 아직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잘 다니고 있다. 하루뿐인 휴일에는 무려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고, 집에 와서도 책을 읽었다. 7시에 퇴근을 했지만 밥 먹고 8시에 카페를 가서 또 책을 읽기도 했다. 힘이 남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힘이 남지 않아도, 이렇게 해야 오히려 힘이 더 난다. 이렇게 산다고 하면 대단하다 멋지다 나는 그렇게 못 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럴 때면 내가 하는 말이 있는데 나는 약하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
[일상] 행복은 길에 떨어져 있다. ‘땅에 떨어진 화살을 내 가슴에 꽂지마라’는 말이 있다. 유명한 철학자가 한 말인가 했더니 한국 드라마 에 나온 말이었다. 자기에게 달린 악플을 굳이 찾아보러 다니지 말라는 의미에서 한 이야기이다. 나는 땅에 떨어진 행복을 내 뒷주머니에 욱여넣는다. 길에서 주운 행복 리스트영화 스탭 인터뷰(https://mssg.tistory.com/125)귀여운 뱁새를 본 것귀여운 고양이를 본 것귀여운 물까치를 본 것귀여운 직박구리를 본 것귀여운 웰시코기 엉덩이의 씰룩임을 본 것동묘 시장에서 3만원에 파는 구찌신발을 본 것. 2만5천원에 파는 칼하트 셔츠를 본 것성동공고의 실내연못에서 나를 따라오는 관상어들을 본 것홈플러스 가는 길에 촬영 중인 유튜버를 본 것(http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