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할머니가 수레에 빈 캔을 잔뜩 싣고 지하철에 탔다.
당신 몸의 세배는 되는 부피의 큰 덩어리와 함께 탔다.
고철의 용도로 보였다.
한 할아버지가 물었다.
‘그거 다팔면 얼마 나와요?’
일순간 지하철이 조용해졌다.
솔직히 궁금했다. 다들 그랬겠지.
'폐지면 2천원도 안 나오는데 고철은 좀 비싸지 않나. 만원쯤 나올라나.'
그때 다른 할아버지가 즉시 가로 막았다.
‘그런 거 물어보는 거 아니에요. 백만원이 나오든 만원이 나오든 그런거 물어보는거 아니에요.’
유퀴즈 비슷한 프로그램에 한 태권도 관장님이 나오셔서 인터뷰를 하다가 배우 유연석이 물었다.
“관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관장님이 대답했다.
“그건 말해줄 수 없어요.
출연료가 얼마예요?”
그렇다. 관원수에 학원비를 곱하면 손쉽게 학원 매출이 계산된다.
태권도 관장님은 익숙하다는 듯이 멋지게 받아쳤다.
우리는 직장인에게 월급을 묻지는 않고, 배우에게 출연료를 묻지는 않지만
다양한 형태의 개인사업자(?)에게 실례를 범하는 일이 종종 있다.
지하철 사례는 조금 무례하다고 인지는 했지만, 태권도 관장 사례는 나도 상상도 못 했다.
아마도 직접적인 금액을 얘기한 것과 아닌 것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하철의 할아버지는 ‘팔면 얼마냐’는 질문이 무례하다는 것도 즉시 인지했고,
질문을 가로채서 곤경에 빠진 타인을 구하는 용기도 있는 멋진 분이었다.
오늘도 운이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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