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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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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워스트 레코드 2023-09-18에 완성된 시집  서울국제도서전에 가서 사버린 유일한 책이 되었다. 뭔가 불쾌한 흑염룡이 작가를 삼키고 있는듯하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작가님은 이 시집이 부끄러울까? 자랑스러울까? 구입 당시엔 너무 발랄한 학생들이 있어서 이 책이 충격적으로 좋았다. 시를 3개 정도 읽어보고 바로 사기로 결정하였으니. 머리가 차가워지고 난 뒤에 읽으니 조금은 까슬거리지만 여전히 좋다. 나이에 맞지 않게 풍부한 어휘력은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지만, 뭔가… 뭔가 불편했다. 마치 이 단어를 쓰기 위해 시가 쓰여진 느낌이랄까. 라임 억지로 끼워 맞춘 래퍼들의 가사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이다. 내가 모르는 단어를 마주했을때 약간의 불쾌감이 그 가사의 나쁜 점을 찾아 헤매게 할 동력이 된다. 이 가사와 시..
[독후감] 물리와 철학 과학자들은 불친절합니다. 과학을 설명하라고 하면 수식으로 대답합니다. 이 점이 잘못되었다고 느낀 하이젠베르크는 어떠한 언어로 대중에게 과학을 설명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철학으로 대답했습니다. 아이고 저런... 마치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무식한 니들한테 어떻게 설명한들 알겠냐?’ 하이젠베르크는 바이올린도 굉장히 잘 켰다고 합니다. 피아노도 잘 치고 하이킹, 등산 등 멋진 취미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이젠베르크야, 양자역학이 뭐니?’라고 물었더니 갑자기 바이올린을 꺼내서 혼신의 연주를 한 다음. ‘이게 양자역학이야’라고 대답한 느낌입니다. 방금 바이올린 비유는 제가 이 책을 보고 나서 느낀 감정을 과장해서 웃기게 표현한 것입니다.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비유는 아니지만 어떤 느낌인..
[독후감] 좋은생각 4월호 와 진짜 재밌다.  2주에 한 번씩 모여서 글 쓰는 모임을 하고 있는데 모임에서의 글이 여느 작가가 쓴 글보다 재밌다.  그 이유가 내 주변인이라서라고 생각했는데 을 보니 아닌 것 같다.  그냥 사람 사는 얘기를 보는건 작가가 누구든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으니 내 글이 선정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으나, 저 정도라면 나도 비벼볼 만한데? 싶은 글도 있었다. 각자의 상황, 각자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은 너무나도 즐거운 일이다. 올해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재밌게 읽은 것은 물론이고, 가장 감정의 동요가 심했던 책이다.  글을 보면서 몇 번이나 웃었고, 몇 번이나 찡그렸다.  내가 응모한 글이 떨어지면서 을 한 권 받게 되었는데 내게 찾아온 엄청난 행운이다. 짧은 글은 숏츠처..
[독후감]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 소설에서 자꾸 빠져나오게 하는 소설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쓰였다는것을 독자에게 들키면 안 된다. 이 책은 자꾸 나를 소설 밖으로 끄집어낸다. 내가 도저히 작품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여러 가지가 나오며 자꾸 작가의 출신, 배경, 나이, 성별, 경험을 의심하게 한다. 주인공 세린이는 여고생이지만 글을 읽는 내내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라고 생각되게 되는 지능과 판단을 보여준다.  요즘 고등학생의 장래희망은 단연 유투버, 아이돌, 의사이다. 그리고 그를 넘어서서 더 어린 아이들조차 '돈 많은 백수'를 적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에 반해 세린이가 생각한 하나뿐인 소중한 소원이라고 처음 생각한 것이 '좋은 대학 가기'이다. 그리고 그를 잠시 들여다보고 나서야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딱히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독후감] 개소리에 대하여 (on Bullshit) [서론] 1년 반 전에 처음 읽고 이번에 다시 읽었다. 그 당시에는 나중에 천천히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찬찬히 한 줄씩 읽어보니 내가 무지한 게 아니라 글을 너무 못 썼다. 번역이 좋지 않은 것은 거의 확실해보인다. 비문으로 보이는 문장이 많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 이 책은 한문장 한문장 곱씹고 생각하고 소화한 뒤에 다음 문장을 봐야 하는데 소설책처럼 쭉 읽어냈으니 내가 이해하고 있었을 리가 없다. 천천히 읽으니 보인다. 번역이 나쁘다. [내용] 마치 차에 치인 개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는 대번에 혐오스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비트겐슈타인 : “당신은 차에 치인 개가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없소” 재미있는 대목이다. 철학자들의 유머에 대한 불안함과 혐오감이 조금 있는데 이 문장..
[독후감] 한글 꽃이 피었습니다. 서 예 글자로 하는 예술 예술 그 자체이다. 아름답다. 한글의 배치와 두께 조절, 변형과 해석으로 예술을 만들었다. 글자가 참 아름다운데 첨부는 왠지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못 하겠다, 대신 작년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찍은 작가님 작품을 첨부한다. 지난해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혼이 빠져서 봤다. 그 길로 다이소 붓펜을 사서 캘리를 끄적였고 나름 즐거웠다. 강병인 작가님의 글씨나 다른 도서 표지의 글자를 베껴쓰기를 위주로 연습했다. 그러다가 내가 스스로 창작하기도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게 허접한 블로그 표지이다. 그냥 느낌가는 대로 한 번에 그렸는데 다시 몇 번 그려도 처음보다 못하길래 첫 번째걸 쓰기로 했다. 서예는 어렵지만 접근성이 좋다. 집에 있는 모나미 볼펜으로 시작해도 좋고 다이소..
[독후감] 단순생활자 2024년 1월 24일 09시34분, 이틀 뒤에 있을 황보름 작가 북토크에 참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책을 보고 있다. 이런 책에서 위로와 공감을 받을 줄이야. 제목부터 표지까지 하나도 기대가 안 됐는데 편안한 작가의 일상을 써놓은 게 이렇게 공감이 될 줄 몰랐다. 글을 써서 좋은 점은, 책만 펴면 같은 처지의 사람을 수두룩하게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장문을 두 개의 단문으로 쪼갤지 말지 고민하고, 부사를 넣을지 말지 하루종일 고민하다 결국 결정을 내일로 미루고, ‘것 같다’를 ‘듯싶다’로 바꾸었다가 다시 ‘것 같다’로 바꾸는 사람들. -단순생활자 中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은 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걸까. 프로 글쟁이의 애환이 뻐킹 아마추어인 나의 작은 고민과 동기화되는 기분이 썩 좋다. 내가 ..
[독후감] 갈증 - 아멜리 노통브 오랜만에 내 최애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글을 보니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아멜리 노통브는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었지. 이런 단어를 쓰고, 이런 감정을 묘사할 수 있는 작가였지. 이번 책은 예수의 감정을 1인칭에서 묘사하는 짧은 소설인데 역시 글의 맛이 훌륭하고 감정적으로 공감이 되었다. 예수라면 그렇게 생각했을 법했고, 작가의 묘사는 아름다우면서도 설득력이 있었다. 기독교인들이 이 책을 본다면 예수를 모욕한다고 느낄지가 궁금했졌다. 심지어 일부 기독교인들은 본인들을 모욕한다고 느낄 수도 있을만큼 예수를 처절하게 인간적으로 묘사했다. (십자가 형을 받은 뒤)“나는 내가 그렇게 죽게 되리라는 걸 알지 못했다. 그것은 대수롭지 않은 소식이 아니었다. 나는 먼저 고통을 떠올렸다.” “이제 나는 두려움을 발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