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69)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작시] 일부터 십까지, 그리고 일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 생활을 한 지가 몇 달 째이렇게 살아가는 게 이토록 고달플 지는 몰랐다.삼가 이르건데 삶이란 고통의 연속이다. 사사로운 시련에도 사경을 헤매다가오한의 지옥을 오르내리기도 했었다.육체의 연약함이 육중하게 조여온다. 칠칠치 못한 내게 과분해 보일 곱상한 손가락 끝이팔딱팔딱 흔들거려 대니, 두 팔로 바닥을 짚는 것이구차하게 보일까 망설여지지만 굳이 다시 일어서 본다. 십팔 까짓거 한번 또 열심히 살아보자. -일부터 십까지, 그리고 일부터 열까지 [자작시] 급제주도 1 어 뭐하고 지내냐 나 이번주는 제주도 갈거고 다음주에 한번 보자 아님 나혼자 가는데 제주도 올거면 오든가 ㅋㅋ 진짜 가도 됨? ㅇㅇ 숙소 차량 제공할게 어 그럼 이따 밤에 보자 . . . 전설의 시작 또는 평범한 무계획형 인간의 여행법 2 제주도에 갔더니 오늘부터 집에 가는날까지 비가 온단다. 그럼에도 괜찮을 수 있는 이유는 아무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전전긍긍하지 않고 누구도 조바심 내지 않는 아무 계획 없는 여행 친구들 비가 안 오면 바람이 부는 곳으로 비가 오면 지붕이 있는 곳으로 기분이 향하는 곳으로 발이 닿는 곳으로 가면 그만이고 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자작시] 색을 잃은 계절은 없다 빛을 잃은 구름 덮인 하늘의 색깔은 회백색 단풍을 잃은 앙상한 나무에 남은 색깔의 이름은 갈색과 재색 생명을 다한 코스모스의 마른 이파리는 여전히 검붉은색 지난달 황금빛 논을 가득 채운 벼들이 자리를 비운 곳 역시 누군가에겐 황금빛 밑동과 논바닥 색을 잃었다고 하는 일컫는 세상의 색깔은 진회색 [자작시] 까치 울음 깍! 가로등에 앉은 까치 한 마리가 나를 멈춰 세운다. 날개를 슬쩍 들었다가 내리며꼬리깃을 쭉 세우며 짧게 '깍!' 어느 높은 나무에 앉아 있는다른 까치가 화답하며 '깍!' 그렇게 몇 번을 주고받는다. 너네들이 원하는 게 싸움인지 짝짓기인지그 흔한 안부인사인지내 알 길은 없다만 그 한 번의 울음이 쉬이 나오진 않았구나. [자작시] 당신 앞길의 슬픔이 운명의 깃발을 들고 있다고 믿는가? 2차시기 슬픔을 기수로 세웠더니뒷걸음질도 두려워서 닻을 내려버리더라. 이 새낀 뻑하면 아는 척을 하며방향타를 돌리는데, 기똥차게 정답만을 피해 간다. 반나절이면 꺾일 고집이지만꽤 그럴싸하게 들리는 게 문제다. '침착하자', '정신 차리자'에서니 자리는 없다. 지금 슬픔이 당신 운명의 깃발을 들고 있는가?너무 오래 놓아두지는 않기를 바란다. [자작시] 순한 먼지들의 책방 - 답시 내가 회사에서 잘렸다는 소식을 전할 때면으레 다들 어찌할 바를 모르며조심스레 흔한 위로의 말을 건네었으나, 너만은 내게 이리 말했지 "ㅋㅋ 이제 다시 내가 알던 네 놈 모습으로 돌아왔구나, 반갑다!" 네가 내게 건넨 매콤한 이 말이,시인이 보낸 순한 먼지와 똑 닮아 있다는 건, 참 신기한 사실이야. 다른 이들이 보낸 따뜻한 말보다도 이 말이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너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구나. [자작시] 어느날 불쑥 어느날 불쑥 고개든 감정그러나 문득 흐려지면서푸른 하늘도 짙게 물들고오늘하룰 또 흘려 보냈고드러나는건 비루한 몰골함께있어도 떠나면 홀로함께있어도 붙잡힌 볼모 [자작시] 전하지 못한 말 오늘도 네 머리가 예쁘다는 말은 하지 못했어오늘도 네 옷이 참 잘 어울렸다는 얘기 또한 하지 못했어 내가 말했듯이 너무 짙어질까 봐 우린 그러면 안 되잖아.아니 내가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그 정도는 가볍게 말할 수 있었지만네 앞에선 굳어버리더라고.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