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187)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작시] 바다와 대양 - 모든 삶은 흐른다. '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이 하려던 말은 나도 다 내게 해본 말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렇게 살고 있는 거예요.' - 단순생활자 中 - 그렇기에 제게 어떤 말씀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비록 저도 제게 다 해본 질문입니다만, 당신의 메세지는 놓아두고 마음은 감사히 가져가겠습니다. 가시돋은 말 뒤에 있는 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볼 만큼 나는 충분히 강해졌습니다. 오랜 시간을 뒹굴고 외면하고 응시하다가 포기하기를 반복한 끝에 얻은 희미한 결론을 어찌 바로 받아들이실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 어느때보다 선명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당신께도 설명드리겠습니다. [독후감] 단순생활자 2024년 1월 24일 09시34분, 이틀 뒤에 있을 황보름 작가 북토크에 참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책을 보고 있다. 이런 책에서 위로와 공감을 받을 줄이야. 제목부터 표지까지 하나도 기대가 안 됐는데 편안한 작가의 일상을 써놓은 게 이렇게 공감이 될 줄 몰랐다. 글을 써서 좋은 점은, 책만 펴면 같은 처지의 사람을 수두룩하게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장문을 두 개의 단문으로 쪼갤지 말지 고민하고, 부사를 넣을지 말지 하루종일 고민하다 결국 결정을 내일로 미루고, ‘것 같다’를 ‘듯싶다’로 바꾸었다가 다시 ‘것 같다’로 바꾸는 사람들. -단순생활자 中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은 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걸까. 프로 글쟁이의 애환이 뻐킹 아마추어인 나의 작은 고민과 동기화되는 기분이 썩 좋다. 내가 .. [일상] 조카 : 토끼 접어주세요! 누나의 딸인 2살 조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화책에 종이학을 접어주는 장면이 나와서 마침 학을 접어주려고 했다. 그게 어떤 상황을 불러올 줄은 모르고... 누나 : 뭐 접어줄까? 학 접어줄게 조카 : 토끼! 누나 : 어... 학 접어줄게~ 조카 : 토끼! 토끼! 으아아아앙.. ... 아.. 조졌다. 조카는 토끼 밖에 모른다. 항상 토끼 인형과 놀며 어린이집에 출근할 때도 가져가며 잘 때도 함께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토끼만 찾아서 착한 친구들이 토끼만 보이면 다 조카를 준다고 한다. 이 어린 아이는 토끼가 좋아한다며 당근도 잘 먹는다. 토끼는 도대체 어떻게 접는가. 찾아보니 여러 방법이 있고, 이걸 배워서 접어줄 수 있으나 울음이 터진 2살 아이는 그걸 기다릴 수 없다. 1.. [일상] 만학도는 잘 수 없다. - 허리디스크는 내게 무엇을 앗아갔나 나이 삼십 줄에 늙은 몸을 이끌고 젊은이들과 수업을 듣는 게 만만찮다. 사실 여러모로 체력은 내가 더 나은 것 같긴 한데 학우들과 다르게 내가 한 가지 못 하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이다. 빌어먹을 허리디스크는 고등학교 때부터 날 괴롭히고 있다. 그때는 내 허리가 이것 때문에 나간다고 어렴풋이 생각은 했지만 딱히 관심은 없었다. 최근 척추의 신 정선근 교수님을 영접하게 되면서 내 허리 건강은 급격히 좋아졌다. 자세한 내용은 차치하고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허리에 좋은 뭘 하는 것보다 허리에 나쁜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간단한 예시로 땅에 떨어진 동전을 줍는다고 숙이는 1.5초 정도 찰나의 순간에도 허리디스크는 터질 수 있다. 떨어진 동전도 주의해야 하는 물에 젖은 종이 인형 같은 내 허리로 쉬는 .. [독후감] 갈증 - 아멜리 노통브 오랜만에 내 최애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글을 보니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아멜리 노통브는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었지. 이런 단어를 쓰고, 이런 감정을 묘사할 수 있는 작가였지. 이번 책은 예수의 감정을 1인칭에서 묘사하는 짧은 소설인데 역시 글의 맛이 훌륭하고 감정적으로 공감이 되었다. 예수라면 그렇게 생각했을 법했고, 작가의 묘사는 아름다우면서도 설득력이 있었다. 기독교인들이 이 책을 본다면 예수를 모욕한다고 느낄지가 궁금했졌다. 심지어 일부 기독교인들은 본인들을 모욕한다고 느낄 수도 있을만큼 예수를 처절하게 인간적으로 묘사했다. (십자가 형을 받은 뒤)“나는 내가 그렇게 죽게 되리라는 걸 알지 못했다. 그것은 대수롭지 않은 소식이 아니었다. 나는 먼저 고통을 떠올렸다.” “이제 나는 두려움을 발견하.. [시험후기] 인생 마지막 오픽 후기 (3차 시기) 2017년 2019년 그리고 2024년 1월 11일 인생 세 번째 오픽을 쳤다. 아마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하고 이 성적 이후로는 영어 점수가 필요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래야 하고. 나는 오픽이 좋다. 끔찍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토익이나 토익 스피킹에 비해서 자유도가 높고 편안한 시험 방식이 내게 잘 맞다. 모든 영어 시험이 그렇듯 영어 실력보다는 시험의 기술이 주요한 것은 오픽도 마찬가지다. [준비 방법 및 결과] 첫 번째 시험 공부 방법 : 파고다 오픽의신 책 구입 후 독학 2주 시험 소감 : 꽤나 절긴 했지만 나름대로 할 말은 해서 괜찮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함. 결과 : IH 내가 오픽을 좋아하는 이유는 첫 시험이 너무나도 잘 나왔기 때문이다. 준비도 토익보다 훨씬 짧고 쉬웠는데 결과까지.. [편지] 채이에게 2024년 1월 9일 아무것도 아닌 날. 가영이가 친구에게 쓴 편지를 보니, 문득 작년에 내가 너에게 쓴 시가 생각이 나네. 그때의 졸작에 비해 지금은 혹시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몇 자 써본다.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여 모두가 너를 좋아하고, 작은 몸짓 하나, 말 한마디에 모두가 박수 쳐주고 눈 마주치는 모두가 미소 짓고 똑똑하고 어질고 부유한 엄마와 아빠가 있고.. 그런 너의 인생이 부럽다고 얘기하니 우리 엄마가 그러더구나. 니도 그렇게 사랑받으며 컸다고. 그래 그렇지. 생각해보니 나도 그리 다르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 왔었더라. 남들보다 유복한 환경이라고 해서, 남들보다 편한 인생이라고 해서 내가 느끼는 내 삶의 난이도가 그렇게 낮게 느껴지진 않더라고. 그런 너의 인생도 그리 쉽지만은 .. [작시후기] 저주 https://mssg.tistory.com/110 후기 나는, 아마 우리 대부분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똑바로 글로 옮길 수 없는 저주에 걸렸다. 특히 나는 쓸 게 없다고 생각할 때 더욱 모르는 것과 어렴풋이 아는 것을 끄집어내어 똥글을 만든다. ‘똥글’ 보다 적합한 단어는 생각이 안 난다. 내가 이동진도 아닌데 왜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가. 개쓰레기 영화를 보면 개쓰레기라고 담백하게 쓰면 그만인 것을 꽤나 산만하고 잘 이해되지 않는 글 억지로 쓰려고 해도 시상이 떠오르지 않는 주제 굳이 한 꼭지를 잡고 글을 전개하려고 해도 턱턱 막히는 상황 이게 이 글에 대한 진짜 감상이다. 언젠가부터, 아니 거의 처음부터 항상 이 자리에서 글을 쓰면, 내 시를 어떻게 설명하고 해설할 지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틀..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