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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글

[일상] 만학도는 잘 수 없다. - 허리디스크는 내게 무엇을 앗아갔나

 

나이 삼십 줄에 늙은 몸을 이끌고 젊은이들과 수업을 듣는 게 만만찮다.

 

사실 여러모로 체력은 내가 더 나은 것 같긴 한데 학우들과 다르게 내가 한 가지 못 하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책상에 엎드려자기>이다.

 

빌어먹을 허리디스크는 고등학교 때부터 날 괴롭히고 있다.

 

그때는 내 허리가 이것 때문에 나간다고 어렴풋이 생각은 했지만 딱히 관심은 없었다.

 

최근 척추의 신 정선근 교수님을 영접하게 되면서 내 허리 건강은 급격히 좋아졌다.

 

자세한 내용은 차치하고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허리에 좋은 뭘 하는 것보다 허리에 나쁜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간단한 예시로 땅에 떨어진 동전을 줍는다고 숙이는 1.5초 정도 찰나의 순간에도 허리디스크는 터질 수 있다.

 

떨어진 동전도 주의해야 하는 물에 젖은 종이 인형 같은 내 허리로 쉬는 시간 10분간 책상에 엎드려서 자는데 드는 비용은 감당하기 어렵다.

 

아무리 졸려도 일어서서 허리를 풀거나 5층 계단을 내려가서 짧은 산책을 나갔다 오기를 반복하여 해결한다.

 

엄청 졸리는데 견디기 힘들다거나 나도 자고 싶다는 내용은 아니다. 절대 잘 수 없는 이러한 학원 환경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

 

수업을 듣는데도 잠깐 자는 것보다 산책이나 한번 나갔다 오는 것이 환기도 되어 더 좋기도 하고, 잠을 어설프게 보충하지 않으니 밤에 잠도 잘 온다.

 

그런데 작은 교실에 십 수명이 엎어져 자는 것을 보며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바라보는 공허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고 이를 남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