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4일 09시34분, 이틀 뒤에 있을 황보름 작가 북토크에 참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책을 보고 있다.
이런 책에서 위로와 공감을 받을 줄이야.
제목부터 표지까지 하나도 기대가 안 됐는데 편안한 작가의 일상을 써놓은 게 이렇게 공감이 될 줄 몰랐다.
글을 써서 좋은 점은, 책만 펴면 같은 처지의 사람을 수두룩하게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장문을 두 개의 단문으로 쪼갤지 말지 고민하고, 부사를 넣을지 말지 하루종일 고민하다 결국 결정을 내일로 미루고, ‘것 같다’를 ‘듯싶다’로 바꾸었다가 다시 ‘것 같다’로 바꾸는 사람들.
-단순생활자 中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은 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걸까.
프로 글쟁이의 애환이 뻐킹 아마추어인 나의 작은 고민과 동기화되는 기분이 썩 좋다.
내가 글을 쓰며 생각했던 짧은 고민이 어떤 작가에게는 몇 날 며칠을 하는 거였구나.
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이 하려는 말은 나도 다 내게 해본 말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렇게 살고 있는 거예요. 놀라우시겠지만 정말 그래요. 그러니, 모두, 쉿.
내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참 적고 외롭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어딘가엔 다 숨어있다.
미안하지만 엄마의 조언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그저 나를 걱정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만 받고 메시지는 흘려보낸다.
작가님의 고민은 내가 했거나 우리 독서 모임에서 들은 얘기를 담고 있다.
같은 고민을 해결했다고 그게 나의 이정표가 되어주지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위로는 충분히 되었다.
별 기대 없이 신청한 북토크 덕에 좋은 책을 만났다.
이틀 후의 금요일이 기대된다.
단순생활자를 보고 쓴 시를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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