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딸인 2살 조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화책에 종이학을 접어주는 장면이 나와서 마침 학을 접어주려고 했다.
그게 어떤 상황을 불러올 줄은 모르고...
누나 : 뭐 접어줄까? 학 접어줄게
조카 : 토끼!
누나 : 어... 학 접어줄게~
조카 : 토끼! 토끼! 으아아아앙..
.
.
.
아.. 조졌다.
조카는 토끼 밖에 모른다.
항상 토끼 인형과 놀며 어린이집에 출근할 때도 가져가며 잘 때도 함께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토끼만 찾아서 착한 친구들이 토끼만 보이면 다 조카를 준다고 한다.
이 어린 아이는 토끼가 좋아한다며 당근도 잘 먹는다.
토끼는 도대체 어떻게 접는가.
찾아보니 여러 방법이 있고, 이걸 배워서 접어줄 수 있으나
울음이 터진 2살 아이는 그걸 기다릴 수 없다.
1분 안에 이 상황을 해결해야 되는데 그 방법을 난 도저히 모르겠다.
학을 이 정도 접고 있었는데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때 누나가 열심히 움직였다.
.
.
.
쨘
누나는 학의 모가지와 꼬리를 비틀고 날개를 접어 유사 토끼를 연성했다.
눈코입까지 그렸다.
좀 엉성하고 징그럽긴 한데, 조카는 만족할까?
답은 '예쓰'다.
조카는 금새 진정하고 엄마가 접은 토끼에 안정을 찾고 행복해했다.
그 후에 접은 배는 모자가 되어 멍멍이에게 전달되었다.
엄마는 강하다.
누나는 좀 더 강하다.
어릴 때부터 공부도 잘하고 똑똑했던 누나는 아직도 건재하다.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이번 사례로 다시 한번 누나한테 놀랐다.
김영만 선생님도 이번 사태를 이렇게 빨리 수습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물며 방법도 모르는 일반인이 처음 겪는 일을 이렇게 빨리 정리하다니 정말 놀라웠다.
누나는 대단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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