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8에 완성된 시집 <워스트 레코드>
서울국제도서전에 가서 사버린 유일한 책이 되었다.
뭔가 불쾌한 흑염룡이 작가를 삼키고 있는듯하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작가님은 이 시집이 부끄러울까? 자랑스러울까?
구입 당시엔 너무 발랄한 학생들이 있어서 이 책이 충격적으로 좋았다.
시를 3개 정도 읽어보고 바로 사기로 결정하였으니.
머리가 차가워지고 난 뒤에 읽으니 조금은 까슬거리지만 여전히 좋다.
나이에 맞지 않게 풍부한 어휘력은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지만,
뭔가… 뭔가 불편했다.
마치 이 단어를 쓰기 위해 시가 쓰여진 느낌이랄까.
라임 억지로 끼워 맞춘 래퍼들의 가사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이다.
내가 모르는 단어를 마주했을때 약간의 불쾌감이 그 가사의 나쁜 점을 찾아 헤매게 할 동력이 된다.
이 가사와 시를 비난할 충분한 이유를 찾았을 때의 쾌감과 안도감이 내 안에서 만개한다.
나는 17살에 이정도 시를 쓸 수 있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지금 이정도를 쓸 수 있는가 하면 그럴 지도 모른다. 사실 아니다.
이만하면 잘 썼지라고 생각하지만 작가님은 학생이 아니라 프로이기에 더욱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더 좋은 시를 썼으면 좋겠다.
단어를 사용하기 위한 시가 아니라 시에 녹여낸 단어로 시집 전체가 채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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