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87)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작시] 당신은 당신의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요? 화장실에서 냄새가 난다.조금 불쾌했지만 금세 잊혀졌다.'화장실 청소를 할까?' 하는 선택지는 희미했다. 3일 후 화장실에서 더 진하고 큰 형태의 냄새가 났다.꽤나 불쾌했고 청소를 적극적으로 고려했다.'바닥은 솔로 밀고, 수세미로 구석도 닦고, 하수구도...'시뮬레이션에 만족했다. 다음날 거대하고 낯선 냄새가 코를 강타했다."원래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나는 무언가였다.'낯선 냄새가 낯익은 벌레를 몰고 오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했다.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겼다.그간 서서히 죄책감과 의무감도 선명해졌다.인간으로서의 도리와 사명감 등 숨어있던 감정들이 마음에 무게추를 더했다. 나는 몸의 편함과 마음의 편함을 저울질한 뒤좋은 쪽을 위해 살아가고불편함의 총합을 낮추기 위해 살아갔던 것은 아닐까? [자작시] 글은 감정에서 나온다 축 늘어진 이 순간에 쓸 수 있는 글은 없다.쓸 수 있는 마음도, 집중력도 없다. 비로소 자리를 박차고 독서실에 앉으니 글이 조금은 나온다.오늘 내가 느낀 감정은 혼란과 지루함딱히 기억에 남는 글이 되진 못 할 것이다. 벅참과 설렘, 비탄과 고통의 나날만 계속될 순 없지 않은가. 감정의 연료가 부족하여 지루함을 태워 글을 써내린다. 멋있지도 않고, 기억에 남지도 않겠지만기록에 남을 한 줄을 적어낸다. [독립서점] 혜화역 공간과몰입 혜화역 뒷길의 가파른 언덕, 재밌는 가게가 많다.그 중턱에 있는 독립서점 공간과몰입이 집은 음악 맛집이기도 했다.거기서 나오는 곡은 다 좋았는데 유일하게 이름을 알아낸 윤지영-우우우린옛날 보노보노 감성의 사진집내가 좋아하는 형태의 정신나간 가게가 확실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소심한 주인장의 유-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소소한 메모서점 명함의 뒷장8컷 만화로 되어있다.어릴 때 하던 a4용지 한 장으로 미니북 만들기 형태로 접으면 한 권의 만화책이 된다.작가님의 인터뷰 잡지가 한 권 있는데 거기에 이에 대한 자세한 사연이 쓰여 있다(강추)공간과몰입이라는 상호명을 정하게 된 과정, 이 공간을 구성과 주인장의 가치관이 굉장히 재밌었다.귀여운 만화책 호라이 (후속작 호라이 호라이)세.. [자작시] 자백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자뻑 때문이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책을 읽고, 정리를 하고, 그들과 얘기를 나누는이 모든 과정이 지독한 지적 허영심 때문이라는 것은적어도 70년 전에 조지 오웰이 밝힌 사실이었다. 내가 아는 얄팍한 지식을 뽐내는 것내가 배운 오래된 사어를 적어내는 것내가 가진 미천한 유머를 던지는 것 이 모든 것이 추잡스러운 이기심에 불과했다. 심미적 탐구 또는 수사학적 쾌락 뒤에 숨으려 했지만지독한 이기심의 악취가 이들을 뚫고 나왔다. 발췌 일부를 읽고 [자작시] 문득, 임자 두 손을 꼭 잡고 숨이 넘어갈 듯뛰듯이 동산을 올라가던 그때를 기억하오? 둘이서 양팔을 쫙 벌려 안아도 모자라손이 맞닿지 않았던 그 벚나무를 기억하오 임자 천지에 벚꽃을 흩날릴 때 몰려오는 인파에 정신이 없어가을에 다시 오잔 약속을 기억하오? 시월이,우리는 그 나무를 시월이라 하였잖소. 앙상히 뼈만 남은 시월이가 뭐가 그리 좋았는지매년 시월이면 같이 동산을 올랐잖소. 병상에 앙상해진 당신을 바라보며문득 시월이가 생각나 버렸음을 용서해 주시오. 우리는 어쩌면 시월을 잠시 지나가고 있을 뿐이라오.끝이 아니라 봄의 시작을 준비할 뿐이란 말이오. 그러니 이 손을 놓지 말고 다시 일어나시월을 향해 같이 가보자우 임자. [독후감] 워스트 레코드 2023-09-18에 완성된 시집 서울국제도서전에 가서 사버린 유일한 책이 되었다. 뭔가 불쾌한 흑염룡이 작가를 삼키고 있는듯하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작가님은 이 시집이 부끄러울까? 자랑스러울까? 구입 당시엔 너무 발랄한 학생들이 있어서 이 책이 충격적으로 좋았다. 시를 3개 정도 읽어보고 바로 사기로 결정하였으니. 머리가 차가워지고 난 뒤에 읽으니 조금은 까슬거리지만 여전히 좋다. 나이에 맞지 않게 풍부한 어휘력은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지만, 뭔가… 뭔가 불편했다. 마치 이 단어를 쓰기 위해 시가 쓰여진 느낌이랄까. 라임 억지로 끼워 맞춘 래퍼들의 가사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이다. 내가 모르는 단어를 마주했을때 약간의 불쾌감이 그 가사의 나쁜 점을 찾아 헤매게 할 동력이 된다. 이 가사와 시.. [자작시] 지루한 삶은 버려야하는 삶인가요? 삶이 지루합니다. 누군가 만나고 싶지만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실컷 눈물을 흘리고 싶으나 눈물이 나지 않습니다.대청소를 하고 싶으나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꼭 보고 싶었던 영화는 생각만 해도 지칩니다.당연하겠지만 책도 볼 수 없습니다. 적막은 두렵습니다. 무슨 소리라도 들리지 않는 그 잠깐이 두려워,다음 영상을 찾아 헤매입니다.영화는 채울 수 없는 시간을숏츠는 손쉽게 채워버립니다. 그런 삶을 이제는 버려야 하겠습니다. [후기] 서울국제도서전 - 2 (서점에 왜 돈을 내고 가는가) 올해는 시간관계상 일요일에 갈 수밖에 없었다. 하루종일 돌아봐도 반도 보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고, 주말에는 이동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오픈런을 해서 사람들이 쌓이기 전에 다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10시 오픈이라 9시 59분쯤 도착하게 출발했는데 현장은 아이돌 콘서트장과도 같았다. 대표사진 삭제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C홀 입구, 출구 및 모든 공간에 사람이 가득 차 있었고,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복도로 D홀 출구 쪽으로 쭉 이동했다. 이 줄의 끝은 어디일까. 이 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생각되는 순간 D홀 출구로 쏙 입장을 했다. 대기없이. ? C홀쪽에 줄 선 사람들은 뭐지 아무튼 들어갔다. 나는 처음부터 D홀만 집중적으로 구경할 예정이었는데 운이 .. 이전 1 2 3 4 5 6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