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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누나를 찾아헤맨 사촌 동생 이 상황을 설명하기가 참 어렵긴 하지만 반드시 남기고 싶은 얘기가 있다. 지난 토요일은 누나2의 결혼식이었다. 요즘 결혼식장답게 수많은 결혼식이 70분 간격으로 틀에 찍어내지고 있었다. 뷔페에는 누나2 말고도 다른 결혼한 여러 다른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위의 동그라미 하나는 8명이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이고 저 정도 규모의 큰 뷔페식 식당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명절에도 안 모이니 친척들끼리 볼 일이 없다. 지난번 사촌 및 친지들을 본 것은 약 4년 전 누나1의 결혼식이었다.누나 1은 귀여운 첫째 딸이 있다. 나이는 34개월이고 뱃속에는 둘째 토동이가 자라고 있다. 감사하게도 누나1의 시부모님도 결혼식에 와주셨고 누나1은 시부모님이랑 [누1] 테이블에서 밥을 먹었다. 나는 [나] 테이블에서 엄빠 및 ..
[스탠딩 코미디] 축사 - 누나에게 1년 전에 엄마가 결혼식장 예약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생각했습니다.‘아 엄마가 큰 동창회를 하나보다.’ 저는 혈육의 결혼식이라는 경우의 수를 생각지 못한 채 그렇게 그 날의 대화를 잊었습니다.몇주가 지나고 그게 오늘의 결혼식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때 깨달았죠. ‘아. 누나가 만나는 남자가 있구나.’ 저희 남매는 이런 사이입니다. 제 핸드폰에 저장된 누나의 이름은 ‘누나2’입니다. 저한테는 누나가 2명 있거든요. 누나는 아마 엄마아들이나 이름 석자 정도로 저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희 남매는 이런 사이입니다.  누나랑 엄마는 지금 적잖히 당황을 했을겁니다. 누나한테 보여준 대본이랑 너무 다를거거든요. 저는 이날을 위해 온가족을 철저히 속였습니다. 화목한 가정의 재미없는 대본을 써서 보여주었거든..
[자작시] 사랑의 언어 어릴 때부터 아빠는 멀리서 직장을 다녔고 주말에만 만날 수 있었다. 아빠가 집에 오는 금요일 밤,우리 가족의 인사는 언제나 힘찬 포옹이었다. 서른이 넘었지만 우리 가족의 만남과 헤어짐은 여전히 포옹이다. 이만큼 강렬한 방법도 없고이보다 좋은 방법도 없다. 내가 너의 등을 두드리며 인사하는 이유는꽉 껴안기엔 좀 징그럽기 때문이고 팔을 두드리며 안녕을 말하는 것은그 정도로 친하진 않기 때문일지 모르지만 마음만은 다 똑같다.
[가상 인터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리포터 : 시청자 여러분들께서도 이미 잘 알고 있으시겠지만 지난 2월3일, 신길역에서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 직장인 여성 장 모씨에게 한 남성이 곧장 달려가서 상태를 확인한 뒤 심정지를 확인하고 심폐소생술 및 제세동기를 부착하여 빠른 응급처치를 취한 뒤 119 대원에게 인계하였습니다.​그당시 CCTV에서 한 남성이 멀리서 장 씨가 쓰러진 것을 보자마자 허리 높이의 차단막을 앞으로 쓰러지듯이 뛰어넘어 가는 것이 선명하게 찍혀있습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신길역 수퍼맨이라 부르고 있습니다.​자! 저어엉말 어렵게 모셨습니다. 오늘은 신길동의 시민 영웅. 일명 신길역 슈퍼맨님 모셔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슈퍼맨 : … 예​리포터 : …? 자.. 다들 도대체 이 사람 누구냐! 너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일상] 과열 럼블 마냥 일을 열심히 쳐냈더니 과열이 왔다. 과열 상태라 함은 일이 정신없이 몰아친 다음에 주로 발생하며 육체적으로는 목부터 가슴 상체가 뜨거워지며 머리가 아프면서 열이 나고 정신적으로는 그 어떤 것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태이다. 오늘은 크게 3개 작게 1개 정도의 일을 쳐내고 하나가 남았는데 이건 앞으로 해나가야 할 거대한 목표를 그냥 툭 던져준거라서 막막하고 어디서부터 접근해야할 지 조차 알 수 없는 일이다. 일을 진행할 때는 괜찮았는데 끝나고 갑자기 왔다. 퇴근까지는 최소 1.5시간이 남았는데 보통 상태에서 아무 것도 못 하고 일하는 척을 하면 온몸의 에너지가 빨려나가며 퇴근 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헤매곤 한다. 요통과 두통도 와서 진통제도 한 알 먹고 산책도 갔다 왔는데 통증만 없어지고 과열 상..
[가족인터뷰] 1차 인터뷰 후기 1년 전부터 가족 인터뷰를 계획했다. 언젠가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면서 인터뷰 형식이나 내용/질문을 정리했다. - 아빠한테는 이런 질문, 누나한테는 이런 질문.- 누나2부터 시작해야겠다. 연습용으로- 인터뷰의 취지부터 설명하고 시작하는게 좋겠군 계속 안 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내 계획에 관심이 많던 친구 가을이가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물어봤다. '아직 안 했어' 담배/술 끊을 때,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남들한테 많이 알리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다. 가을이한테 이 계획을 얘기한지 몇 달이 지났는데 아직 진행이 하나도 안 됐다는 걸 인지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빨리 해야할 이유도 있다. - 나는 취업을 한지 몇 주 됐고- 누나2는 결혼을 1달 앞두고 있고- 누나1은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고- 아빠는 4..
[출근] 2주차 후기 - 몸과 마음의 건강 상태는 괜찮은가 블로그 업로드를 안 한지 3주가 되었다. 출근한 지는 2주가 되었다. 사실 블로그 업로드를 이렇게 안 했는지 몰랐다. 그래도 5월에 쓴 콘티가 열 개는 되는데 하나도 업로드를 안 한 지는 몰랐다. 지난번에 쓴 것처럼 회사 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다. 고작 2주지만 아직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잘 다니고 있다. 하루뿐인 휴일에는 무려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고, 집에 와서도 책을 읽었다. 7시에 퇴근을 했지만 밥 먹고 8시에 카페를 가서 또 책을 읽기도 했다. 힘이 남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힘이 남지 않아도, 이렇게 해야 오히려 힘이 더 난다. 이렇게 산다고 하면 대단하다 멋지다 나는 그렇게 못 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럴 때면 내가 하는 말이 있는데 나는 약하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
[일상] 건배사 저는 평생을 운으로 살아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 주위에는 항상 좋은 일만 있고, 좋은 사람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들 또한 그렇습니다. 저의 행운이 되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반대로 제가 여러분에게 행운이 되지 못 한 점은 참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은 100% 여러분들의 공이지만 제가 토템처럼 이 자리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사업을 포함한 모든 일에는 운이 참 중요합니다. 우리의 행운을 위하여 건배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