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89) 썸네일형 리스트형 [잡학상식] 세척 사과는 씻어야 하는가? 호들갑 떨기 싫어서 세척 사과를 잘 안 사는데 어쩌다가 한번 사봤다. 자연스럽게 사과 한 개를 뜯어서 씻었는데 뭔가 억울했다. 세척 사과는 씻어야 할까? 구글에 검색하니 딱히 얻을 게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다시 생각을 했다. 내가 씻고 싶어 하는 이유는 뭘까? 내가 사과 표면에서 씻어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농약? 먼지? 벌레? 그러다가 유튜브에서 내가 원하는 영상을 얻었다. https://www.youtube.com/shorts/dy1inS9Lkl4 세척 사과 공장의 포장 과정이다. 난 이 영상을 보고 결정했다. 웬만하면 씻어 먹기로. 세척액으로 세척이 되고 고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구르며 직원들의 고무장갑으로 잡아서 다시 옮긴다. 그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비닐 속으로 포장된다. 나는 .. [자작시] 당신은 죽음이 체리의 태양 속에 산다고 믿지 않는가? 너도 죽음이 체리의 태양 속에 산다는 걸 알고 있구나! 혹시 삶이 참외의 바다 위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니? 신은 목성의 여드름에서 잉태했다는 것도? 지옥은 시인의 펜 끝에서 시작된 걸 본 적 있니? 희망은 미역의 엽록소에 불과했다는건? [일상] 오래전 피타입 형님 만난 후기 이 얘기는 9년 전 2014년 여름의 이야기이다. 나는 힙합을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일리닛을 가장 좋아한다. 그 여름 나는 군인이었고 일리닛 형님의 공연이 마침 대구에서 있었다. 내 휴가날이랑 기가 막히게 맞아서 천운으로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공연에서는 일리닛 외에도 많은 분들이 왔다. 일레븐, 마이노스, 가리온, 넋없샨, 노지더머기맨, 허클베리피 그리고 피타입. 몇 분 더 있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술제이 형님도 계셨나? 공연은 정말 좋았고 잘 모르던 분도 새로 알게 되어 좋았다. 아무튼 이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고 일리닛 보러 간 놈이 피타입 형님 만난 후기로 글을 쓴 이유가 있다. 그 당시 공연장 문화를 잘 몰라서 공연 끝나면 뭐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라서 그냥 집에 가려고 했다. 아.. [자작시] 당신의 앞길에 슬픔이 당신 운명의 깃발을 들고 있다고 믿는가? 슬픔은 무지의 안개를 걷어낸다. 기억의 뒤안길에 내팽개쳐 놓았던 내 삶의 우선순위를 재배열한다. 슬픔이 든 깃발은 높고 검붉기에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이끌려간다. 하염없이 그 뒤를 따라 걷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을 때 기쁨과 행복의 기수 또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를... [자작시]그림자를 사랑한 아기쥐 후기 https://www.youtube.com/watch?v=NQzqrOyaQPQ [그림자의 변] 나의 질문에 당신이 답한 적이 없으나 나는 묵묵히 기다렸소. 망아지의 이간질에 피가 끓어 오를 때에도 나는 소리죽여 울고 있었소. 내가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소. 당신이 나를 찾아 온 밤을 헤매었으나 나는 밤에 비로소 당신을 품을 수 있소. 보여지지 않아도 함께일 수 있고 만져지지 않아도 느껴질 수 있소. 당신의 몸이 무참히 찢겨 나갈 때 내 마음 역시 갈갈이 찢기었소. [자작시] 전나무와 양귀비 중 누구를 땅은 더 사랑할까? 당신은 예쁜 미세먼지를 사랑할 수 있는가 아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은 작고 예쁜 모래 한 알을 사랑할 수 있는가 또한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은 예쁘게 떨어진 은행잎 하나를 사랑할 수 있는가 그건 사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구는 대답할 것이다. "양귀비는 사랑하기엔 너무 작소" [자작시] 땅 밑에는 자석이 있나, 가을의 형제 자석이? 봄에 돋아난 새 잎의 이름은 산화철(Fe2O3) 푸르고 안정적인 그는 땅 밑의 자석에 응답이 없네 가을이 데려온 차가운 바람의 이름은 코크스 나뭇잎과 부딪히며 한숨을 쉬고 떠나가네 영혼을 떠나보낸 나뭇잎을 부르는 땅 밑의 자석이 부르는 소리에 하릴없이 따라갈 수 밖에... [자작시] 사전은 하나의 무덤인가, 아니면 봉해진 벌집인가? 사전은 단어의 현충원이자 명예의 전당이다. 그 옛날 목도질로 빚어낸 철지난 목간통처럼 휑뎅그렁한 무주공처에 허허로운 하역부처럼 희부연 바닷가에 앉아 포말을 보던 키꼴이 껑충했던 젊은 날을 회상하는 노파처럼 새금한 향기를 품었던 그들은 셈본에 밝지가 않아서 고아한 비밀을 간직한 채 까무룩 잠에 들었다.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