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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

[자작시] 사전은 하나의 무덤인가, 아니면 봉해진 벌집인가?

사전은 단어의 현충원이자 명예의 전당이다.

 

그 옛날 목도질로 빚어낸 철지난 목간통처럼

휑뎅그렁한 무주공처에 허허로운 하역부처럼

 

희부연 바닷가에 앉아 포말을 보던

키꼴이 껑충했던 젊은 날을 회상하는 노파처럼

 

새금한 향기를 품었던 그들은 셈본에 밝지가 않아서

고아한 비밀을 간직한 채 까무룩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