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은 단어의 현충원이자 명예의 전당이다.
그 옛날 목도질로 빚어낸 철지난 목간통처럼
휑뎅그렁한 무주공처에 허허로운 하역부처럼
희부연 바닷가에 앉아 포말을 보던
키꼴이 껑충했던 젊은 날을 회상하는 노파처럼
새금한 향기를 품었던 그들은 셈본에 밝지가 않아서
고아한 비밀을 간직한 채 까무룩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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