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87)
[자작시] 우리 마음 속에는 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 마음 속에 있는 '봄'은 무엇을 지칭하고 있나요? 어쩌면 그것은 묵직한 짐을 이고 가는 내게 나잇살 한 덩이 더 얹는 계절 모든 것을 앗아간 뒤에 남은 덧난 바닥에 꽃잎 한 장 덮어주고 퉁치자는 계절 피딱지 그득한 가슴을 흠씬 찌르다 후시딘을 발라주던 그년이 떠오르는 계절 시작과 끝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비웃듯이 확인시켜주는 섭섭한 계절
[자작글] 지금 나한테 칭찬을 하나 해준다면 어떤 칭찬을 해주실 건가요?(in 소수책방) 작은 자격증 시험을 큰 스트레스 안 받고 적절한 시간과 신경을 배분해서 마무리 잘한 것 칭찬해. 이에 그치지 않고 동묘 시장 즐겁게 탐방하며 구제옷 구경한 것 칭찬해 이에 그치지 않고 멀리 온 김에 소수책방을 들러 예쁜 서점도 감상하고 독서까지 시도한 것 칭찬해 책이 안 읽혀서 음악으로 진정시키고 다시 읽기를 시도한 점 칭찬해 그래도 안 읽혀서 굳이 억지로 보려고 하지 않고 노노그램 한판 한 것 칭찬해 그러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책방지기님의 질문을 시로 남기는 것 칭찬해 독서 모임 친구들에게 소수책방에 대해서 소개하고 공유한 것 칭찬해 내 현재 상황과 사건에서 웃음으로 대답한 나 자신을 칭찬해.
[고민] 죄책감 또는 의무감 (왜 글감이 말랐는가)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블로그 업로드할 때가 됐다. 뭔가 죄를 저지른 것 같다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나태해진 것만 같다. 초심을 잃은 것만 같다. 3월에 1개의 글 밖에 쓰지 않았다. 그 마음이 지금 글을 쓰게 하지만 내가 가장 경계하고 있는 마음이다. 아무도 시키지 않고 나와의 약속도 아니고 뭐 대단한 것도 아닌 것에 왜 조금이라도 신경 쓰고 스트레스받는가. 내 안의 노예 감독관은 일을 참 못한다. 중요한 일과 쓸데없는 일을 구분하지 못한다. 본질에 집중하자.
[자작시] 카네이션한테 말할까? 내가 그들의 향기에 감사하다는 걸? 너의 자태에 감사를 표한다.강렬한 붉은색의 꽃잎은 만지면 묻어 나올 듯이 진하고삐친 머리는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너의 향기에 감사를 표한다.은은하고 텁텁한 향은 네가 가진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너의 의미에 감사를 표한다.특별한 의미를 담은 너의 존재가소중한 사람들과의 즐거운 날에 풍성한 행복을 장식해 주었다.
[자작시] 어떻게 거북이에게 말할까, 내가 너보다 느리다는 걸? 태어난 지 400일이 돼서야 겨우 한 발짝 내디뎠다는 걸 말해주면 믿을까? 아니면 수영으로는 1미터도 제대로 갈 수 없다는 걸 말할까? 스물셋이 돼서야 첫사랑을 했다는 걸 말할까? 스물여섯이 돼서야 독립했다는 걸 말할까? 서른이 되도록 밥벌이도 못 한다는 걸 고백할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조차 표현하지 못한다는 걸 말할까. 어떻게 거북이에게 말할까? 너보다 택도 없이 느리다는 걸
[독후감] 개소리에 대하여 (on Bullshit) [서론] 1년 반 전에 처음 읽고 이번에 다시 읽었다. 그 당시에는 나중에 천천히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찬찬히 한 줄씩 읽어보니 내가 무지한 게 아니라 글을 너무 못 썼다. 번역이 좋지 않은 것은 거의 확실해보인다. 비문으로 보이는 문장이 많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 이 책은 한문장 한문장 곱씹고 생각하고 소화한 뒤에 다음 문장을 봐야 하는데 소설책처럼 쭉 읽어냈으니 내가 이해하고 있었을 리가 없다. 천천히 읽으니 보인다. 번역이 나쁘다. [내용] 마치 차에 치인 개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는 대번에 혐오스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비트겐슈타인 : “당신은 차에 치인 개가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없소” 재미있는 대목이다. 철학자들의 유머에 대한 불안함과 혐오감이 조금 있는데 이 문장..
[일상] 집 앞은 유튜브 촬영중 (feat 유튜버 송재인, 최하슬 with 카페4월9일) https://mssg.tistory.com/125 [일상] 집 앞은 영화촬영중 - 영화 촬영현장 말단 스태프 기습 인터뷰 서울에 있다 보니 촬영 현장을 자주 목격한다. 여의도에서는 출근길, 풍경 같은 걸 찍는 카메라를 자주 볼 수 있다. 뉴스에서 쓸데없는 얘기할 때나 애국가 나올 때 틀 것 같은 장면을 따는 것이 mssg.tistory.com 지난 글에서 언급한 대로 동네에 촬영이 참 많다. 저번에 갔던 동네 카페에 김원훈 님과 최하슬 님의 사인이 있어서 그렇구나 하고 보고 지나간 적이 있었다. 김원훈은 아는데 최하슬은 누구지 하고 찾아보니 가끔 쇼츠에서 떠먹여 주던 배우였다. 그리고 내가 최하슬을 검색해서 그런지 그날 이후로 훨씬 더 많이 떠먹여주기 시작했다. 구독은 안 하는데 크게 두 가지 폼을 봤..
[취재] 여경은 치안의 공백이다? in 탑골공원 탑골공원은 갈 때마다 즐거운 일이 생긴다. 아직 올리진 않았지만 이전에 취재를 해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있었다. 오늘은 취재하러 간 건 아니고 지나가던 길에 탑골공원 근황이나 몇 장 찍었다. 무성한 소문과 달리 바닥도 깨끗하고, 지린내도 안 나고 아주 깔끔하다. 그렇게 공원을 지나왔는데,, 오늘도 탑골공원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너무도 기분 좋게 자고 있는 주취자를 발견했다. 아직 서툴러서 제대로 찍지는 못 했지만 횡단보도 바로 오른쪽에는 양 옆으로 불법주차가 되어있고, 포터 한 대가 길이 막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인상을 찌푸리거나 외면하고 지나가겠지만 난 미소지은 채로 취재를 시작했다. 엠뷸런스가 올지, 경찰차가 올지, 길을 막힌 포터가 주취자의 머리를 으깨고 지나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