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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

[자작시] 어떻게 거북이에게 말할까, 내가 너보다 느리다는 걸?

 

태어난 지 400일이 돼서야 겨우 한 발짝 내디뎠다는 걸 말해주면 믿을까?

아니면 수영으로는 1미터도 제대로 갈 수 없다는 걸 말할까?

 

스물셋이 돼서야 첫사랑을 했다는 걸 말할까?

스물여섯이 돼서야 독립했다는 걸 말할까?

 

서른이 되도록 밥벌이도 못 한다는 걸 고백할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조차 표현하지 못한다는 걸 말할까.

 

어떻게 거북이에게 말할까?

너보다 택도 없이 느리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