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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글

[편지] 채이에게

 

2024년 1월 9일 아무것도 아닌 날.

가영이가 친구에게 쓴 편지를 보니,

문득 작년에 내가 너에게 쓴 시가 생각이 나네.

그때의 졸작에 비해 지금은 혹시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몇 자 써본다.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여 모두가 너를 좋아하고,

작은 몸짓 하나, 말 한마디에 모두가 박수 쳐주고

눈 마주치는 모두가 미소 짓고

똑똑하고 어질고 부유한 엄마와 아빠가 있고..

 

그런 너의 인생이 부럽다고 얘기하니 우리 엄마가 그러더구나.

니도 그렇게 사랑받으며 컸다고.

그래 그렇지. 생각해보니 나도 그리 다르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 왔었더라.

 

남들보다 유복한 환경이라고 해서, 남들보다 편한 인생이라고 해서

내가 느끼는 내 삶의 난이도가 그렇게 낮게 느껴지진 않더라고.

그런 너의 인생도 그리 쉽지만은 않겠지.

넘어지고 실패하고 좌절하고 다시 나아가겠지.

 

여러 방면에서 채이 니가 나와 같지 않기를 바라지만

종종 삶의 난관이 있을 때, 너도 나처럼 가족이 삶의 이유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너와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네가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과는 같지 않더라도,

나와 우리 가족의 마음이 너를 조금은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 채이를 조금 사랑하는 외삼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