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찍 일어나서 약속 장소로 향하는 길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있다.
중학생 아이들의 특징은 성인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
밝고 즐거운 표정으로 얘기하며 걸어가는 아이
회사원과는 또 다른 죽은 눈으로 초점 없이 걸어가는 아이
발 밑의 바닥을 수직으로 보며 어떻게 걸어가는 건지 모를 아이
구부정한 등에 독특한 걸음걸이로 이상하게 걷는 아이
얇은 후드티에 집어넣은 양손에 늘어진 옷매무새로 천진하게 걷는 아이
개성을 거세당하기 전의 아이들은 이런 모습이다.
사회화가 덜 된 아이들은 이런 모습이다.
출퇴근 때 흔히 보는 직장인은 다들 같은 눈과 같은 표정, 정형화된 머리스타일과 똑같은 걸음걸이를 가지고 있다.
열 명의 아이가 가진 열 가지의 개성이 생경하게 다가왔다.
부정적인 감정은 아니고 그냥 재밌고 귀엽다.
나도 늙어버렸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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