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길을 가다가 무능한 완벽주의자에 대한 생각이 나서 글로 옮긴다.
검색을 대충 해보니 역시 내가 생각한 게 아니라 어디서 주워들은게 문득 생각난 것 같다.
세간에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이름이 더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다.
나라는 인간은 완벽주의랑 정 반대되는 삶을 살아서 내가 완벽주의자라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집 정리도 대충 이만하면 됐지
계획도 대충 이 정도 틀 안에서 상황에 따라 하자
놀 때도 대충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
이렇게 대충주의자로 살았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무능함과 게으름이 버무려지면서 무능한 완벽주의자가 되어버렸다.
무능한 완벽주의자는 무능하다.
어릴 때부터 내가 뭐만 만지면 부서지고 고장나고 물건만 가져갔다 하면 잃어버리고
말귀를 못 알아듣고 이상한 것을 한다던지 등
이런 문제는 성인이 되면서 더욱 두드려졌다.
군대에서도 미묘하게 일을 맡기면 실수를 하고, 신뢰가 안 가는 폐급이고
대학에서도 조별과제에서 혼자 끙끙 거리다가 시간만 다 잡아먹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만든다던지,
회사에서는 오늘까지 기한인 보고서를 혼자 끙끙 거리다가 퇴근할 때가 다 되서 못 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
나와 같은 무능한 완벽주의자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나 자신이 이런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기가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이다.
평생을 대충 되는 대로 살아간 내가 어떻게 완벽주의자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그저 능력이 없어서 완벽하지 못 했던 완벽주의자이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이만하면 됐지하고 넘어갔지만 속으로는 그러지 못 했고 스트레스 도트 데미지는 계속 쌓여만 갔다.
이 사실은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지인과 나의 삶의 태도를 비교하면서 30살이 다 된 지금에야 깨달았다.
내가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내게 오는 스트레스를 더 잘 알게 되었고
스스로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으로 변화도 줄 수 있게 되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처럼 고통받고 있는데 인정도 못 하고 스트레스만 키워가고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을 잘 살펴보며 혹시 나는 어떤 성향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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