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을 하다 보면 상대가 너무 잘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난 채팅을 친다.
“어우 상대 너무 잘한다”
롤을 포함한 팀대항 PVP 게임을 해봤다면 그다음에 높은 확률로 우리 팀원이 내게 할 말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상대가 잘하는 게 아니라, 네가 못하는거야 븅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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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칭찬에 후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런 나의 면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를 까내리거나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가?
김ㅇㅇ 선배님은 나의 전 직장 사수이다. 실무도 정말 잘 보고, 폐급인 후임에게도 물심양면으로 잘해주실 만큼 인성도 훌륭하다. 이 분을 그때 만난 것을 정말 행운이다. 몇 년만 지나도 만날 수 없는 자리에 가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ㅇㅇ은 나의 부랄 친구이다. 최 군을 단 한 번도 훌륭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요즘 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취직한 지 5년 정도가 지났는데 최근에 기능장급 자격증을 땄다. 회사를 다니면서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나는 잘 알고 있고 최 군이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할 사람도 아닌데 최근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성취를 이뤄내서 사람이 달라졌다 싶다.
독서 모임에도 참 훌륭한 사람이 많다. 지난, 히라엠, 리브흐, 가을, 쇠크라테스, 스텔라, 감사, 데자와 등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그렇게 속으로만 생각했다. 한번도 그 마음을 직접 전달한 적이 없다. 음침하게 혼자 삼키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런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얘기만 할 뿐이었다.
내게 이런 면이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다. 어제 허형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 전까지는.
허형 역시도 참 훌륭하다. 5년 이상 노예처럼 일하더니 드디어 이직에 성공했고 최근에 행복을 위한 길을 잘 찾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졌고 심적으로 굉장히 성장했다. 평생 노예로 전 회사에 다닐 줄 알았더니 참 대견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어제 허형에게 처음으로 직접적으로 나의 생각을 전달했다.
“허형 요즘 좀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아니 원래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여유가 생기면서 인간적으로 좋은 면모가 많이 드러난다. 예전엔 너무 시달려서 그런 면모가 드러나지 않았는데 요즘 좀 멋있다”
허형은 상당히 놀라며 감동을 받았다.
허형은 연신 고맙다고 하며 어쩔줄을 몰라했고 나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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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나의 이러한 생각은 전달하기 전까지 상대가 알 수 없다.
앞으로 이러한 생각을 [한분 한분], [즉시], [직접] 전달할 생각이다.
칭찬에 인색했던 과거를 청산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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