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하기로 마음 먹으니
깜깜한 골목은 소극장 무대가 되고
낡은 간판과 허름한 건물은 힙한 카페가 된다.
출근길엔 그라데이션 배경이 깔리고
퇴근길은 열 다섯 개의 별빛이 밝힌다.
"뭐 좋은 일 있니?"
"여행 중이라 늘 즐거운 일만 가득합니다
여행 중엔 실수도 헤프닝이고 역경은 퀴즈풀기 잖아요"
모든 상황이 좋아서 좋다고 말씀드렸고
모든 사람이 좋아서 좋다고 말씀드렸더니
의구심을 가지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
여행은.
이 여행은
매일 끝나고 매일 다시 시작한다고 할 수도 있고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직업란을 여행가로 채우려다가 좀 부끄러워서
이번에는 회사원이라고 적었습니다.
2025-02-13 여행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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