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갑 양쪽 구석에 한 뭉텅이씩 모아서 넣어 다니는 것이 있다.
왼쪽 뭉치는 존경하는 직장 선배님들 명함이고
오른쪽 뭉치는 내 친구들 명함이다.
버리기는 좀 거시기하여 지갑 속에 짱박아 두던 것이 이제 지갑을 접기 힘들 만큼 두툼해졌다.
문득 어느날 지긋지긋하여 확 구조조정을 감행할까 하다가도
한장 한장 이름을 넘겨보면 버릴 게 없다.
지갑에서 빼버리면 어느날 집구석을 뒹굴다 잊혀 버릴까 고이 모셔 놓았다.
대학생 인턴할 때 팀장이던 권 수석님
동문이라고 옆부서에서 챙겨주던 최 대리님
이제는 이직해서 본인도 이 명함은 없는 독서모임 친구 김 매니저
승진해서 과장이 되어도 아직 대리인 내 친구 송 대리
볼 때마다 잠시 그때로 돌아가는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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