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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끊기

유튜브 끊기 2-7일차 포기

 

10월 26일 수요일, 별안간 무기력하고 시무룩한 하루를 시작했다.

 

그 전날, 전전날, 전전전날도 참 좋고 행복한 일만 가득했는데 아침에 갑자기 그러했다.

 

 

 

그 낯선 무기력함이 5일간 지속됐다. x발

 

 

 

원래부터 이런 불연속적인 일상에 좀 두려움이 있었다.

 

내 활력과 의지는 매일 매일 리셋되며 초기화되고

 

무기력함은 연속적이며 지속적이며 꾸준하다.

 

이런 증세가 유튜브 같은걸 끊는다고, 러닝 좀 한다고, 운동 좀 한다고 없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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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위와 같은 핑계로 유튜브를 며칠간 실컷 봤다는 얘기다.

 

자면서 유튜브를 안 보니까 불면증도 오고 뭐 이것 저것 고생이 많았다.

 

하루 이틀 정도 잠을 잘 자고 수면제는 신이다라는 글을 썼었는데

 

그 이후로 수면제도 잘 듣지 않았다. 쿨드림 50mg의 꽤나 고용량을 썼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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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때 보는게 안 좋은 이유가 일어나자마자 또 폰을 잡게 되고 자연스럽게 유튜브나 인터넷을 보게된다는 점이다.

 

이래서 나쁘긴한데, 유튜브 수면법이 수면 자체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내 의지로 폰을 던져버리고 일어나는게 더 쉬운 일인 것은 확실하다.

 

잠에 들지 못 하고 해가 뜨는 것은 끔찍하다.

 

내가 아침 일찍 출근할 일도 없는 데도 불구하고 그 과정 자체가 끔찍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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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몇 번 피웠다고 금연이 끝나는게 아니듯이

 

유튜브 며칠 봤다고 끊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게 내가 2차 시기로 다시 유튜브 끊기에 도전했던 이유이고.

 

근데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원인과 결과가 반대로 된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내 삶이 갉아먹히고 잠식되는 것은 어느 정도 맞지만

 

이번 경우에는 내 삶이 먼저 무너지고 그를 채운 것이 유튜브였다.

 

그걸 채운 것이 유튜브가 아니어도 책이나, 공부, 운동이나 산책이 될 수는 없는 것 같다.

 

일시적으로는 채울 수 있지만 그 것들이 이를 개선하거나 증상을 호전시키지는 못 하는 것 같다.

 

나는 그냥 보고 싶은걸 보고 하고 싶은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도 유튜브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내 삶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을 좀 빼내기도 했고 그럴 자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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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인생을 던지고 3시까지 자다가 6시까지 유튜브를 보다가 갑자기 힘이 나서 러닝을 뛰고 왔다.

 

오는 길에 러너스 하이도 와서 질주를 하다가 찬물로 샤워까지 조지니 기분이 너무 좋고 날아갈 것 같다.

 

그 기세를 몰아서 약 2시간 정도 공부도 진득하게 해서 100문제 모의고사를 다 풀었다.

 

그리고 이 글도 끄적끄적 작성중이다.

 

알 수 없는 무기력이 내 삶을 덮쳤던 것처럼

 

알 수 없는 활력이 샘솟아서 내 삶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나는 패배했지만 많은 것을 얻었다.

 

 

유튜브 끊기 챌린지

 

당분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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