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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

[자작시] 그리고 왜 나는 이주를 선택했지, 내 뼈는 칠레에 있는데

 

드높은 나무에서 활강한 나는

하늘을 유영하는 자유로운 씨앗 하나

 

기약없이 떠나간 나는 나무가 그리운 반면에

설레는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린다.

 

내가 다시 나무로 돌아갈 길은

어디로 갈 지 알 수 없는 나의 씨앗을

바람에 태워 흩뿌리는 길 뿐

 

내가 내린 타향의 뿌리가 깊어졌다 생각할 때

그 곳에 닿은 나의 씨앗이 본 나무의 뿌리는

세상을 뒤덮을만큼 널리 퍼져 있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