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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

[자작시]네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향기를 선물하지는 마

 

네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향기를 선물하지는 마.

 

잠에 깨서 창문을 열 때, 향기 앞을 지나갈 때, 입은 옷이 바람에 날릴 때마다

진하고 산뜻한 나무향이 내 코끝을 울리잖아.

 

그 향은 언제나 내 곁에 머물고 너무나 오랫동안 날 괴롭히잖아.

 

 

내가 준 선물의 대가로 향기를 돌려주지는 마.

 

내가 준 선물을 넌 기억조차 못 하겠지만 네가 남긴 잔향의 무게는 온전히 내 몫이잖아.

 

이뤄질 수 없는 상상을 하며 네 생각에 사무쳐서 시를 써내려야 하잖아.

 

지나간 감정을 다시 붙잡고 끌어안을 수밖에 없잖아.

 

 

내가 떠나보낸 감정을 향기로 묶지 마.

 

네가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향기를 선물하지는 마.